역갤러들 안녕
비도 오고 이런저런 상념이 들어서 역갤에 글을 써본다
나는 최악의 기신대운을 보내고 있는 중이야 며칠 있으면 생일이니까 아마 올해까지는 교운기가 맞겠지
사주 공부 열심히 하는 학인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또 나처럼 기신대운을 지나고 있거나 기신대운에 있는 갤러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몇자 써볼게
긴 글 주의
내가 1,2대운이 기신대운인데 1대운보다 2대운이 더 심각하게 고통스럽고 힘들었어 아무래도 대운이 일주를 천합지합해버려서 그랬던 것 같아 천합지합이 궁합에서는 좋을지 모르겠지만 대운에서 오면 일주를 꽁꽁 묶어놔서 일주가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고 들었는데 내가 딱 그꼴이었어
2대운이 되기 전에는 내 삶이 그럭저럭 괜찮다고 생각했으니까 (게다가 나이고 어리고) 사주따위 관심가질 일이 없었는데 2대운 되면서부터 되는 일마다 꼬이니까 점도 많이 보러 다니고 사주도 직접 공부하게 되었지
기신대운 들어가면서 제일 첫번째 안좋았던 변화는 건강이 많이 안좋아졌었어 보통 사람들이 보면 괜한 엄살부린다고 생각이 들었을테고 심지어 의사들도 그렇게까지 문제가 아니다, 큰 문제가 아니다, 그러는데 정작 나는 정말 몸이 죽을만큼 안좋았어
학계에 크게 보고되지 않은 신종병? 들도 몇가지 얻었었고 원체 몸이 약한 편이긴 하지만 심각할 정도로 많이 누워있었고 머리가 늘 아팠지 속도 안좋고 고생 많이 했어 정말 남들은 몰라 몸 아픈게 얼마나 고통스럽고 고통스럽고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지 게다가 20대면 돌도 씹어먹을 나이 아니냐고 그러면서 은근히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이 많았으니까 그것때문에도 더 힘들었고 큰 변화는 3년전부터 오기 시작해서 최근 1년정도부터 몸이 급격하게 좋아졌어
물론 좋은 약도 쓰고 그러긴 했지만 그건 그 전부터 썼고 이 병원 저 병원 안다녀본 병원이 없을 때에는 아무 소용도 없다는 느낌이었는데 희신대운으로 접어들 때가 되니까 몸 아픈게 없어지고 건강해지는 느낌이야
아직 교운기고 진짜 희신대운은 내년쯤에 딱 올 것 같으니 두고 봐야겠지만 일단 그런 느낌이야 두 번째 변화는 주변 인간관계 변화 20대 초반에 만났던 남자친구는 지금 돌이켜보면 서로 악연이었던 것 같아 물론 연애경험이 있었고 이런저런 경험을 했다는 측면에서는 나를 성숙하게 해주고 상대방도 성숙하게 해줬을테니까 도움되는 경험이었을테지만 그 교훈이나 경험이라는 것도 친구 아니어도 얻었을 성질의 것들이고...
궁합같은걸 이제 대충 볼 줄 아니까 보면... 참 서로한테 도움이 안되는 조합이었구나 싶어 그 관계를 4,5년씩 유지하면서 몸도 더 안좋았고 공부도 제대로 못했고 그랬어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고 교운기가 오면서 정말 평생친구 평생친구 하던 애들끼리 사이가 벌어지면서 인연이 정리되고 있어 내가 기신대운이어서 제대로 못챙겨준 친구들이라 아쉽고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비단 나때문이 아니더라도 서로 싸워서 연락이 끊긴 애들도 있고 나도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배신감 느끼는 애도 있고 여하간 이것도 천천히 천천히 근 1년동안 정리되기 시작하더라고 처음에는 8명이서 어울리다가 5명으로 줄고 근 1년사이에 2,3명... 연락을 앞으로 하고 지낼 애들 2명 있기는 하지만 그마저도 예전처럼 간과 쓸개를 다 내어줄만큼은 아닐 것 같아
그리고 1대운때 알고 지냈지만 그렇게까지 자주 보지는 않았던 친구들과 최근들어 자주 만나기 시작했어 거의 한 달에 한번 만나고 단톡방은 매일매일 울리는 내가 볼때에 저쪽 그룹이나 이쪽 그룹이나 다 똑똑하고 괜찮은 애들인데 희한하게 이렇게 되고 있어 세 번째는 생활환경의 변화. 부모님이 자수성가하신 거라서 어릴때부터 먹고살만한 정도 소위 말하는 은수저 정도는 되는 집인데 사는 동네는 그닥 좋은 동네가 아니었거든 그리고 2대운에는 대학때문에 공부때문에 신림동 노량진 전전하면서 조그만한 원룸에 틀어박혀 살았고... 살때는 몰랐는데 너무 오래 그런 좁은 곳에서 살다보니 사람이 점점 쇠약해지더라고
그런데 올해 봄에 집이 깨끗한 신도시로 이사오면서 나도 집으로 내려왔어 넓은 새아파트에, 깨끗한 동네에, 공원에, 번쩍번쩍한 건물들에...
내가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생활환경이 너무 좋아 이것도 희신대운이 오면서 생긴 변화라면 변화일지 모르겠다 네 번째는 자기 표현.
되는 노릇이 없으니 자신감도 떨어지고 자기표현도 없어지고 부당한 일도 참고 그랬는데 요즘은 그냥 할 말 하고 살아 예전에는 성질이 왜그러냐, 넌 어찌어찌하다, 그런 평가를 두려워하고 손발 꽁꽁 묶인채로 좋은 사람 코스프레하면서 매맞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뭐? 그래서 머? 어쩌라고? 이런 느낌이야 내가 잘나고 뭐하고 문제가 아니라 그냥 내 태도가 바뀌었어 내가 좋은 사람으로 비춰지지는 않겠지만 내 속이 시원하고 마음이 편해
그리고 내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주변 관계가 심각하게 나빠지는 것 같지도 않아 이미 나에게 별로인 사람에게 일갈을 하는 거라서 그런건지 내가 지금 교운기라 좌충우돌하는건지 모르겠지만 이것도 최근 3,4개월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이야 나는 1,2대운이 기신대운이었고 앞으로 3,4,5,6 대운이 모두 희용신 대운이야 쏠린 사주이고 들어오는 대운들이 깔끔하게 들어오는 거라서 기대가 좀 되긴 되는데 또 기대만큼 아니어도 상관없겠다는 생각도 해 어린 시절에는 성공이나 출세, 잘나고 못난것에 엄청 집착했었던 것 같아
나는 비교적 똑똑한 편이었고 인기도 많은 편이었고 집도 괜찮게 사는 편이었으니까 나는 당연히 좋은 대학가서 좋은 직업얻고 좋은 신랑얻고 초년에 막 성공하고...
그런 상상들을 했었거든 그런데 지난 2대운, 최악의 대운을 겪으면서 난 좀 많이 변한 것 같아 나는 기신대운 내내, 모든 일에 다 실패했고 불합격하면서 주변으로부터 무시당하기도 하고 괄시당하기도 했고 연민받기도 했는데 그 과정에서 내가 그동안 얼마나 오만했는지 티내지 않으면서 나도 모르게 사람들에게 눈빛도 잘못 보내고 말도 잘못했겠다는 생각을 했어 실패하는 사람들은 모두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생각도 완전히 깨졌고 말이야 확실히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어 물론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랬을 때 어떤 자세로 어떤 태도로 세상을 대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해
조그만 성공에 경거망동하고 자만심에 도취되어 이상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봤거든 그리고 또다시 실패하고 좌절하더라도, 그러니까 지난 10년동안 너무나도 많은 실패를 했기 때문에 실패가 두렵지 않다는 생각도해 나는 그 처절하고 비참했던 기신대운을 어쨋든 이렇게 버텨왔으니까 ㅎㅎㅎ 그래서 계속 도전하고싶다, 더 노력하고 싶다는 생각, 좀 더 탄탄한 자아같은게 생겼어 기신대운 초반에는 내가 실패했다는 거, 실패한다는 것에 두려워하고 충격받고 그랬는데 이제는 그런 부분들이 담담해지고 냉철하게 자기분석부터 하게 되는 것 같아 그리고... 몸이 아픈동안 책을 많이 읽었어 주로 고전들, 철학책들, 문학들...
그런데 그게 요즘들어 자산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교양이 넘친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고 자랑은 아니지만 글같은 것을 써내면 이것저것 인용해낼 수 있는 소스가 많이 생겨서 꽤 품위있는 글이 되어있거든 이것말고도.. 사실 기신대운에 겪은 충격적이고 비참했던 일이 좀 더 있어 예를 들면 사고로 어머니가 돌아가실 뻔 했다던가 (...) 그래서 한 2년 병원에 갇혀 엄마 살릴려고 백방으로 뛰었다던가 (...) 하는...
그 과정에서 가족들끼리 친척들끼리 본성 드러내면서 막장드라마 찍는 것도 보고 하는 (...) 뭐, 자꾸 길어지네 어쨋든 지나가고 있는 느낌이야 가족들 사이들도 회복되었고 오히려 저런 일이 있고나서 어른들의 민낯이랄지, 인간들의 탐욕이랄지, 그것도 좀 적나라게 보게 된 것도 있어 기신대운...
울면서 화내면서만 보냈던 것 같아서 아쉬워 그래도 돌이켜보니 어쨋든 나는 내 삶을 살았다는 거야 그리고 깨닫고 얻은 것들도 정말 많아 왠지 기신대운때 얻은 깨달음들, 배운 것들 이것이 평생의 재산이 될 것같은 느낌이야 역갤러들 힘내 대부분 초년에 기신대운 와서 여기에서라도 와서 신세한탄들 하는거 다 알아 ㅎㅎㅎㅎㅎㅎ
지금 교운기라서 진짜 희신대운이 오는건지 아닌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여하간 ㅎㅎㅎ
모두 좋은 밤들 보내고 너무 울지말고, 너무 아파하지 말고 이 짧은 인생 한 순간이라도 더 '살아보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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